해방을 맞은 작가 김진향의 눈부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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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을 맞은 작가 김진향의 눈부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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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개의 직업을 거치며 작가에 도달했다. 긴 여정에 도전한 이유와 소감  
스무 살에 난치병 진단을 받았다. 할아버지와 아빠에게서 물려받은 건데  두 분 모두 같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나도 서른이면 그분들처럼 죽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하다 보니 직업이 많아졌다. 모델, 가수, 강연가, 작가 등. 정말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니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계속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이후로도 끊임없이 탐구하는 중.

  

이번 가을 〈내성적인 당신이 좋다〉를 출간했다.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답고 싶지 않은 모습조차 인정하며 잘 살자고 다짐했을 때, 비로소 스스로 만들어놓은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그 감옥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

  

명언과 영화 대사 등 간결하고 감명 깊은 문구로 모든 챕터의 시작을 열었다.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면
드라마 〈나쁜 엄마〉에 나오는 대사가 있다. 돼지는 고개를 들 수 없어서 항상 땅만 보며 살아야 한다고. 그런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넘어지는 거다. 넘어져 봐야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돼지도, 우리 사람도.
‘나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눈에 띄고 싶지 않은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힘들었던 시간을 극복했던 에피소드
최근에는 책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힘들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출간일이 무기한 늦어지자, 나의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 기간 동안 책도 마음껏 읽고, 가고 싶었던 곳도 가면서 나를 돌봤다. 온전히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내가 나를 잘 돌봐야 하더라.
 
‘비로소 나에게서의 해방이기를’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정의 내리고 싶은 ‘해방’이란
태어날 때 우리는 순수한 상태였다. 살아가며 타인의 욕망을 옷처럼 하나씩 입다 보니 그 옷에 가려져 결국 내가 사라진 것일 뿐. 나에게 해방이란 타인이 정해 놓은 기준이나 생각을 모두 벗어 던지는 것이다.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것. 틀에 갇혀 살아온 나에게서 해방돼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내향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그 과정을 돌아보면, 시대 흐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본인을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가 있다. 딸은 본인처럼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무엇을 해도 괜찮다”던 엄마가 없었다면 지금도 내 삶을 주저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향적·외향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다. 사회가 원하는 외향적인 모습이 결코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내향인이기에 가능한 것들이 있다. “모두 다 해. 괜찮아, 딸!”이라고 했던 온전한 ‘내 편’인 엄마의 마음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건네고 싶다. 어떤 삶을 살든 당신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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